얼마전 매우 충동적으로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을 거치지 않고 그냥 행동으로 시작해버린 탓에
어디에서 보고 자극을 받았던 건지조차 기억이 나지가 않네요
아무튼 시작은 했고
기상 시간도 앞당겼고
그런데 처음엔 뭘 쓰는지 조차 몰라 아무말이나 내뱉었습니다 (물론 노트에)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한 1일차부터 매일같이 인스타그램에 인증사진을 올렸어요
어쩌면 그것이 이 루틴을 지속시킬 수 있는 힘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런 계획없이 저질러버린 일을 지속한다는 것은
제 기준에선 쉽지않은 일이라.. (도통 끈기라곤 없는 타입..)
매일같이 일어나서 노트에 글을 적고 사진을 찍어올리는 것이
어느새 25일차가 되었네요
20일차까지는 매일 올렸고 이제는 인스타그램에는 다이어리 기록이나 필사기록을 더 올릴 예정이기에
모닝페이지 인증은 블로그로 넘어왔습니다
참 재밌는게 인증을 매일 올리다가 안하니까
허전한 느낌도 들더라구요? 일이 완성되지 않은채 끝맺은 느낌 같기도 하고.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블로그의 장점이라면 역시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져도 좋다는 거겠죠
사진과, 어쩌면 모닝페이지에 쓴 글 중 발췌한 내용이나, 아니면 그냥 포스팅하다가 드는 생각들을 올릴 것 같습니다
지금도 첫 글이라 말이 많아졌네요 ㅎㅎ
들여다보면 정말 간단하고 크게 뭐 없는 루틴이지만
얘기를 해보자면
1. 일단 기상 (알람은 6시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일은 아닙니다)
2. 노트와 펜을 꺼내온다
3. 제목을 쓰고 (모닝페이지 00일차) 사진을 찍는다
4. 의식의 흐름을 아무말 대잔치 수준으로 노트에 배설한다
5. 루틴 끝
모닝페이지 21일차
-엎드려서 쓰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역시 보는 사람이 없으면 이렇게 된다니까. 이제 블로그에 인증글 올릴거야. 근데 매일은 아니고 며칠치 몰아서. 근데 블로그에 올릴 때 무슨 내용을 써야하나
모닝페이지 22일차
-데스크테리어. 그런 사진도 찍고 싶다. 내 책상은 너무 음 그냥 책상. 컴퓨터 책상ㅋ 어제 봤던 인스타. 데스크테리어 이쁘던데. 내 책상도 그런 이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인가. 음 일단 이쁜 아이템이 있어야겠다만 없다. 너무 현실적인 모습인지라ㅋ 그리고 이쁘게 꾸미면 아들 손에 무사하지 못해서 말이야.
-배고픈 기분. 허기진 기분. 괜한 증상놀이는 하지 않겠노라 선언했으니 모른척 하자. 작은 것들 하나하나 괜히 의미부여하지 말 것. 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과배란약 처방해달라고 하면 돼. 그치? 신경쓰지마 그러니까.
모닝페이지 21일차
-슬쩍 일어나볼까하고 아들 머리 밑에 내 발을 뺐더니 바로 울어버렸다. 나를 꽉 붙잡고 못가게 엉엉 울고 자기 감정에 북받쳤는지 밀치면서 울고 때리고 한참을 떼 쓰다가 결국 먹을거 달라며 내 등에 어부바. 다같이 기상해 버렸다. 허참.
-블로그가 계속 밀린다. 1일 1블로그 습관 좀 만드는 게 좋겠다. 그래야 우선순위가 안밀리지. 계속 밀려서 어느 세월에 글 20개를 쓰나.
모닝페이지 24일차
-나트랑 과연 정말로 가게 될 것인가. 빠르면 다음달이고 길어봤자 4월에 가는 건데. 와우. 전에 친구가 나트랑 얘기할 땐 남일이었는데 이제 나도 내 일이 되었네.
-아 진짜 꿈생을 놓치고 있다. 바로 작가꿈생. 유튜브도 못보고 있고 구상도 못하고 있고. 아니 그쪽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가 가네. 그거 은밀한 프로젝트인데 은밀히 묻어지고 있어 나한테까지. 이럴 순 없다구. 일단 컨텐츠부터 일정 궤도에 좀 올려봐. 그래야 뭐 다른 걸 시도하지 않겠나.
모닝페이지 25일차
-이게 배가 고픈건지 허기가 진건지 모르겠네. 어제 친구랑 통화할 때 꿈얘기는 진짜 소름이었는데 과연 정말 나도 해당되는 꿈인걸까. 최대한 증상놀이를 자제하고 있는데 말야. 그런 얘기를 들으니 괜히 설레발치게 될까봐.. 그럼 또 실망이 커져서. 아무튼 막 애달복달 하지말자.
-이제부터 3월까지는 긴축재정이다. 허리띠 꽉 졸라매야해. 너 다이소 금지. 너 카페 금지(할 수 있을까). 너 외식 금지. 너 마트 금지(최대1번까지만. 그리고 냉털해) 너 배달 금지. 이거 지킬수 있겠어?
끝-